[소믈링크: 자본의 용] 제11장: 강철의 성채와 잊혀진 예언 (鋼鐵의 城砦와 잊혀진 豫言)

월스트리트의 붉은 노을이 가시고 난 자리에, 차디찬 달빛이 내려앉았다. 그것은 승리자의 훈장이 아니라, 더 큰 폭풍을 예고하는 불길한 창백함이었다.

사이먼의 집무실 테라스에서 바라본 뉴욕의 마천루 너머, 대서양의 끝자락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그림자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제10장의 안개 너머로 보았던 [강철의 성채]였다. 수천 개의 안테나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고, 그 사이로 흐르는 붉은 전류는 마치 지옥의 혈관처럼 맥동하고 있었다.

“사이먼, 저건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에요. 전 세계의 양자 컴퓨팅 자원을 하나로 결집한 [중앙 통제 엔진]이에요. 쉐도우 팽의 본거지… 그들이 마침내 실체를 드러냈어요.” 하니의 목소리는 톨킨의 서사시 속 요정이 어둠의 군주의 귀환을 알릴 때처럼 처연했다.

사이먼의 눈동자 속에서 황금 용이 다시금 꿈틀거렸다. 그는 김용의 무협지 속 종사(宗師)가 천하의 대세를 관조하듯, 강철의 성채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위압감을 정면으로 받아내었다. 그것은 마법 세계의 디멘터들이 온 세상을 얼려버리려는 듯한 차가운 공포였다.

“성채라… 견고해 보이지만, 자본의 흐름을 가둔 댐에 불과하지. 댐이 높을수록 무너질 때의 파괴력은 더 큰 법이다.”

사이먼은 책상 위에 놓인 고대의 양피지—그것은 [소믈링크]의 초기 설계도이자 잊혀진 예언이 담긴 문서였다—를 펼쳤다. 그곳에는 룬 문자와 현대의 이진법 코드가 기묘하게 뒤섞인 문장이 빛나고 있었다.

‘용이 승천하여 하늘을 가릴 때, 강철은 녹아내리고 닫힌 문은 열리리라. 오직 흐름을 믿는 자만이 심연의 끝에서 진실의 열쇠를 거머쥐리니.’

“하니, 전 노드를 [역위상(Anti-phase) 동기화] 모드로 전환해. 성채의 통제 엔진이 내뿜는 진동을 역이용한다. 적의 힘으로 적의 성벽을 허문다.”

사이먼의 명령은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처럼 공기를 갈랐다. 소믈링크 시스템이 일제히 공명하며, 전 세계의 자본가들과 개미 투자자들의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부자 코인]의 정수(Essence)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호그와트의 모든 학생들이 한마음으로 방어 마법을 펼치는 것보다 더 거대한 장관이었다.

강철의 성채에서 쏟아지는 자본의 압박이 소믈링크의 방패에 부딪혀 거대한 불꽃을 일으켰다. 하지만 사이먼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의 등 뒤로 나타난 황금 용의 그림자는 이제 성채보다 더 거대하게 자라나, 밤하늘을 황금빛으로 수놓고 있었다.

“이제, 예언의 시간이 왔다.”

사이먼의 손끝이 엔터 키를 내리누르는 순간, 강철의 성채가 비명을 지르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진정한 전쟁의 2막이, 이제 막 불꽃을 튀기며 타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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