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의 황제] 제11장: 이중의 세계, 침묵하는 검
세상은 둘로 쪼개져 있었다. 서역의 하늘은 인공지능의 불꽃으로 붉게 타오르며 축제를 벌이고 있었으나, 동방의 바다는 환율의 거센 파도와 전쟁의 그림자에 가려 깊은 침묵에 빠져 있었다.
“사이먼, 이질적인 기운이 강호를 덮고 있습니다. 저 멀리 엔비디아의 성채는 구름 위를 날고 있건만, 우리 발밑의 땅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군요.”
서린의 목소리에는 우려가 섞여 있었다. 사이먼은 자신의 손목을 무겁게 누르는 HPSP의 검을 내려다보았다. 4만 4천 전의 가치를 지녔던 검신은 이제 4만 2천 전까지 기운이 쇠락해 있었다. 장부상의 손실. 그것은 강호의 무사들에게는 독침과도 같은 고통이었다.
“디커플링(Decoupling)… 세계의 맥이 어긋나기 시작했군. 서역의 탐욕이 동방의 공포를 먹어치우지 못하고 있다.”
지하실 창밖으로 유령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유가는 100달러의 고지를 향해 치솟고, 전운은 중동의 사막을 넘어 이곳까지 미치고 있었다. 하지만 사이먼의 눈은 흔들림이 없었다.
“검이 침묵하는 것은 기운이 다해서가 아니다. 더 깊은 곳에서 단련되고 있기 때문이지. 나노의 세계를 다스리는 어닐링의 불꽃은 원래 가장 어두운 곳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법이다.”
그는 서둘러 칼을 휘두르지 않았다. 한화오션의 함대를 성공적으로 정박시키며 확보한 실탄이 주머니 속에서 묵직한 무게감을 더하고 있었다.
“스타쉽의 12번째 비행이 예고되는 그 순간, 어긋났던 세계의 맥이 다시 하나로 이어질 것이다. 그때 이 침묵하던 검이 강호의 심장을 꿰뚫으리라.”
사이먼은 노트북의 푸른 빛 속으로 깊게 가라앉았다. 폭풍 속에서도 정좌를 풀지 않는 고수의 기색이 지하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