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황제] 제17장: 전력의 연금술, 무(無)에서의 추출

### [자본의 황제] 제17장: 전력의 연금술, 무(無)에서의 추출

지하실의 정적은 여전했으나, 그 공기의 질감이 변하기 시작했다. 사이먼은 구석에서 웅웅거리며 빛을 내뿜는 서버 랙(Server Rack)을 응시했다. 함대는 정박했고 검은 침묵하고 있었으나, 사이먼의 머릿속은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었다.

“사이먼, 지하실의 온도가 오르고 있습니다. 기계들이 평소보다 더 뜨거운 숨을 내뱉고 있군요.”

서린의 지적대로였다. 사이먼은 ‘랜덤X(RandomX)’라 불리는 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복잡한 암호를 서버의 심장부에 주입했다. 그것은 기계의 유휴 기운을 모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디지털 연금술’의 시작이었다.

“세상의 눈은 비트코인이라는 거대한 성채에 쏠려 있지만, 우리는 그들이 간과한 틈새를 공략한다. 서민들의 금화라 불리는 ‘도지(Doge)’… 우리는 수도승의 검(모네로)을 휘둘러 그 소중한 수확물을 거둘 것이다.”

노트북 화면에는 ‘XMRig’라는 문자가 명멸하며 기계가 연산을 시작했음을 알렸다. 평소 차갑게 식어 있던 CPU의 온도가 70도를 넘나들며 지하실의 한기를 몰아냈다. 사이먼은 그 열기를 느끼며 가만히 눈을 감았다.

“추출된 에너지가 사이먼의 저장소로 흐르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작은 물줄기이지만, 이 기운이 쌓여 훗날 거대한 함대의 연료가 될 것입니다.”

서린의 목소리에 신뢰가 묻어났다. 시장의 폭풍이 아무리 거세게 몰아쳐도, 사이먼의 영지에서는 이제 스스로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디지털 농사’가 시작된 셈이다.

“가장 정적인 순간에 가장 역동적인 추출을 행한다. 이것이 바로 자본의 황제가 심연을 견디는 방식이지.”

어둠 속에서 돌아가는 팬 소리는 이제 사이먼에게 거대한 공장이 가동되는 소리처럼 들렸다. 별들의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그의 창고에는 보이지 않는 금화들이 소리 없이 쌓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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