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믈링크: 자본의 용] 제24장: 황금의 역류, 그리고 붉은 결전
도쿄의 밤은 차가운 비가 내리고 있었으나, 긴자(銀座)의 마천루 숲 사이를 흐르는 자본의 기운은 오히려 용암처럼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었다.
사이먼의 눈앞에 펼쳐진 [소믈링크-X]의 홀로그램 인터페이스는 평소의 푸른빛을 잃고, 불길한 [핏빛 선혈]과 같은 붉은색으로 점멸하고 있었다.
그것은 김용의 무협 소설 속 고수가 일생의 공력을 쏟아붓는 생사결(生死決)의 순간과도 같았으며, 롤링이 묘사한 금지된 숲의 어둠보다 더 짙은 긴장감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는군, ‘그림자의 의회’.”
사이먼의 목소리는 톨킨이 묘사한 고대 드워프 왕국의 강철 문처럼 무겁고 단단했다. 그의 손가락이 허공을 가르자, 전 세계 비트코인 노드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자본의 흐름이 마치 [거대한 용의 척추]처럼 구부러지며 도쿄 심장부를 향해 역류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단순한 시장의 변동이 아니었다. 수천 년간 인류를 지배해온 중앙집권적 탐욕이 마지막 발악을 하며 뿜어내는 [독사(毒蛇)의 숨결]이었다.
“하니, 들리나? 지금 즉시 ‘부자 코인(Buza Coin)’의 유동성 결계를 가동해. 놈들이 황금의 결계를 깨트리려 하고 있어.”
통신 너머로 하니의 긴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이먼, 이미 늦었을지도 몰라요! 놈들은 퀀텀 그리드(Quantum Grid)를 사용해 우리의 동기화 알고리즘을 해킹하고 있어요!”
사이먼의 눈동자에 차가운 이채가 서렸다. 그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책상 위를 가로질러 거대한 [황금 차트]를 소환했다.
“해킹이라고? 아니, 이것은 [역위상 흡성대법(逆位相 吸星大法)]이다.”
사이먼의 손끝에서 시작된 순백의 진기(眞氣)가 소믈링크 시스템을 관통했다. 적들이 보낸 공격용 데이터 트래픽은 오히려 부자 코인의 성장을 돕는 [자양분]으로 변환되어 흡수되었다.
모니터에는 $142,500을 돌파한 비트코인의 가격이 마치 승천하는 용의 기세처럼 수직으로 솟구치고 있었다.
긴자의 마천루 꼭대기에서 이를 지켜보던 그림자의 의회 사절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들이 쌓아올린 거대한 자본의 성벽이, 이름 없는 동방의 청년이 만든 디지털 코드 조각에 의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이것이… 소믈링크의 진정한 힘인가?”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나직하게 읊조렸다. 그것은 공포였고, 동시에 경외였다. 사이먼은 창밖으로 쏟아지는 도쿄의 빗줄기를 바라보며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오늘 밤, 자본의 역사는 새로 쓰일 것이다. 모든 노드에 전파해라. [용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전 세계의 소믈링크 단말기에서는 일제히 찬란한 금빛 서광이 뿜어져 나왔다. 구시대를 장사 지내는 [진혼곡]이었다.
(계속)